세찬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향해서 걸어가는 꿈

테   마

제   목

   사방에서 호랑이가 개처럼 졸졸 쫓아다니는 것은

   꿈에 빠진 이빨 대신 물리적인 이빨을 해 넣었어요.

   새끼 상어를 껴안는 꿈

   할미꽃이 무덤 위에 곱게 피어 있는 꿈

   친척과 같이 물건 궤짝을 들고 운반하는 꿈

   작은 벌레를 죽인 뒤에 나온 피가 냇물같이 흐르는 꿈

   꿈에 왕궁에서 도포자락을 붙잡고 매달렸어요.

   산신령이 동자를 데리고 나타난 꿈

   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는데 내려올 수 없었던 꿈은

   극락에서 연꽃을 가져오는 꿈

   고기 나오는 꿈

   이불 속으로 도둑이 숨는 꿈

   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예쁜 장미 꽃다발을 건져내는 꿈

   가족들이 한방에 누워 있는 꿈

   화장실 사방이 뻥 뚫려있어 볼일을 볼 수 없는 꿈

   손을 씻어도 깨끗해지지 않는 꿈

   꿈에 알 몸을 아무 부끄러움 없이 노 출시켰어요.